추석연휴·국감 앞두고 반대·우려도 지도부 논의 뒤 결정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30
[세계타임즈 = 이채봉 기자] '민생 유턴' 방침을 밝혔던 국민의힘이 30일 다시 강경 대여(對與) 투쟁으로 방향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더불어민주당이 전날 오후 본회의에서 의사일정 합의가 안 된 온실가스 배출법을 전격적으로 처리하면서 "날치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당내 분위기가 다시 격앙되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이 쟁점법안인 국회 증언·감정법 처리에 반대해 표결에 불참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비쟁점 법안을 처리하자 당내에서는 재차 '전면적 필리버스터' 필요성까지 거론되고 있다.송언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교섭단체 간 합의된 안건만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게 상식에 부합하는 합리적 법안 처리"라며 "민주당이 의회주의 정신을 파괴하고 힘으로 국회를 짓누르는 행태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여야 간 안건 협의가 되고 합의가 돼야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되는데 이런 절차를 무시했다"며 "기습 날치기 처리한 것 같아서 굉장히 유감"이라고 밝혔다.국민의힘은 다음 달 2일 본회의가 열릴 경우 여기에 상정되는 비쟁점 법안 60여개 전체에 대해 필리버스터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일단 당내에선 이미 소수 야당으로서 거대 여당의 '입법 독재'에 맞서기 위해 이른바 '더 센' 필리버스터를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강명구 조직부총장은 SBS 라디오에서 비쟁점 법안 필리버스터에 대해 "절박함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극악무도함을 막아내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정성국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호소할 수 있는 방법이 필리버스터"라며 "민주당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마음대로 하니까 합의된 법안까지도 필리버스터를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일각에서는 필리버스터로 모든 법안 통과를 지연시킬 경우 민심의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권영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국민을 위한 민생 법안, 합의된 법안을 필리버스터하는 것은 조금 무리라고 생각한다"며 "(당내에서) 국민에게 선명하게 알려야 한다는 요구가 있지만, 필리버스터 원래 취지에는 맞지 않는다. 인내심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지혜롭게 싸우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전면적 필리버스터에 나설 경우 '야당의 무대'인 10월 국정감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고민 지점이다.
국민의힘이 이른바 경부 상행선 민심 몰이 행보를 28일 서울 집회를 끝으로 일단 마무리하고 전날 "민생의 최전선으로 빠르게 달려가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장동혁 대표)며 '민생 유턴'을 외친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당 핵심 관계자는 "시급하게 처리할 법안이 없다면 연휴 전 본회의를 열 이유가 없다"며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여부는 지도부 논의를 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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