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10일 정오까지 한상균 거취 해결"…경찰 "진입 연기"

이영진 / 기사승인 : 2015-12-09 21: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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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뜻대로 체포작전 연기"…민노총 "한 위원장 자진출석 고려치 않아" 10일 충돌 예상
△ 경찰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체포하겠다고 통보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경찰병력이 관음전 건물로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병력 진입을 반대하며 저항하는 한 스님이 경찰 병력에 끌려 나가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세계타임즈 이영진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10일 낮 12시까지 한상균(5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의 거취를 해결할 뜻을 밝힘에 따라 경찰도 체포작전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승 스님은 9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안에 위치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의 갈등은 종단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일 정오까지 한상균 위원장의 거취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이어 “조계종은 한상균 위원장 피신 이후 상생과 원칙을 가지고 대화 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부단히 노력했다"며 ”오늘 한 위원장에 대한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은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승 스님은 또 "경찰과 민주노총은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종단의 노력을 지켜봐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경찰도 조계종의 뜻을 받아들여 한 위원장의 체포작전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당초 9일 오후 4시 이후 한 위원장이 자진출석하지 않으면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강수를 뒀지만 조계종 측의 입장을 고려해 한발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조계종 총무원장님 기자회견에 따른 경찰 입장’ 자료를 내고 “애초 영장을 집행할 방침이었으나, 자승 총무원장님의 회견 내용을 감안해 내일 정오까지 일단 집행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다만 “자승 스님이 회견에서 밝힌 것과 같이 내일 정오까지 한상균의 자진출석 또는 신병인도 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당초 방침대로 엄정하게 영장을 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찰이 한상균 위원장을 체포하겠다고 통보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스님들과 관계자들이 경찰병력의 진입을 막기 위해 관음전 입구에 인간벽을 세우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경찰, 두 차례 한 위원장 있는 관음전으로 진입 시도…긴박했던 조계사

조계사는 이날 오후 2시 20분쯤 관음전 2층과 조계사 경내를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해체되는 등 현장에는 오후 내내 긴장감이 맴돌았다.

경찰은 9일 한 위원장이 은신해있는 조계사 관음전으로 두 차례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오후 3시 20분 조계사 안심당이 있는 관음전 후문을 통해 1차 진입을 시도했지만, 조계종 종무원들이 몇 겹으로 만든 인간벽에 막혀 들어가지 못하고 물러섰다.

조계종 종무원들은 당시 연꽃 모양의 연등을 나눠가지며 경찰의 진입 시도를 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음전 정문쪽에서는 스님 14명이 2열로 서서 목탁을 두드리고 있고 조계종 총무원 소속 종무원 등 60여명이 4열로 서서 석가모니불 염불을 외며 경찰 진입을 막았다.

경찰의 1차진입 시도로 조계종 종무원 관계자 박모(40)씨가 갈비뼈에 부상을 입고 구급차에 실려 인근 서울 중구에 있는 백병원으로 실려갔다. 박씨는 치료를 받고 곧바로 퇴원했다.

경찰은 이후 오후 3시 50분쯤 안심당이 있는 관음전 후문을 통해 2차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문을 지키고 있던 종무원 직원과 스님들이 밀려 밖으로 빠져나왔다.

경찰은 조계사 주변에 경찰병력 650여명을 투입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관음전 아래에 매트리스를 설치했다.

관음전 2층과 조계사 경내를 연결하는 구름다리는 오후 5시쯤 재설치됐다.
 

△ 경찰이 한상균 위원장을 체포하겠다고 통보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스님들과 관계자들이 경찰병력의 진입을 막기 위해 관음전 입구에 인간벽을 세우고 불경을 외우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체포 작전 연기로 상황 일단락…'충돌·대치' 우려 여전

경찰이 한 발 물러섬에따라 상황은 일단락됐으나, 민주노총 측이 "강력한 투쟁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밝혀 충돌과 대치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민주노총이 여전히 한 위원장의 자진출석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는 등 한 위원장의 자진출석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는 해석이다.

민주노총은 9일 오전 11시 30분쯤 총파업투쟁지침을 내리고 "경찰 공권력 집행이 개인 한상균에 대한 법 집행이 아니라 민중의 헌법적 저항권을 짓밟는 공안탄압이자 노동개악을 밀어붙이기 위한 민주노총 괴멸 시도로 규정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한 위원장의 자진출두를 고려하지 않으며,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자진출석하지 않으면 조계종이 "한상균 위원장의 거취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10일 낮 12시 경찰의 체포작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9일 오후 내내 이어진 경찰과의 대치 상황은 조계종과 경찰이 약속한 10일 낮 12시로 고스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또 "한 위원장 체포와 침탈을 감행할 시에는 즉각 총파업 및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지역별 공안탄압 규탄 및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영장집행을 10일 낮 12시까지로 미뤘지만, 경찰과 조계종, 민주노총의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어 한 위원장의 거취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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