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종 칼럼]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 다시 커져, 전·월세 시장 안정에 적극 나서야

편집국 / 기사승인 : 2026-04-03 19: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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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전, 서울특별시자치구공단이사장협의회 회장·전, 소방준감)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다시 커지고 상승률이 더 높아졌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4월 2일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 2026년 3월 5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넷째 주(3월 30일 기준) 가격 동향을 보면, 국지적으로 매물이 증가하는 단지가 있으나, 정주 여건이 양호한 역세권·대단지 및 재건축 추진 단지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발생하며 서울 아파트값은 전체가 상승 기조로 직전 주 0.06% 오른 데 이어 0.12% 올랐다. 이로써 6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직전 주까지 7주 연속 상승률이 줄다가 반등세로 돌아선 뒤 2주 연속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구(-0.22%↓)는 압구정·개포동 위주로, 서초구(-0.02%↓)는 반포·방배동 위주로, 성동구(-0.02%↓)는 옥수‧행당동 위주로 하락하며 이번 주에도 내림세를 이어갔지만,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성북구(0.27%↑)는 길음·정릉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강서구(0.27%↑)는 가양·염창동 역세권 위주로, 관악구(0.26%↑)는 신림‧남현동 대단지 위주로, 구로구(0.24%↑)는 신도림·개봉동 위주로 각각 상승 폭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다주택자 압박에 올해 1월 말부터 이어진 상승세 둔화 흐름이 멈춰 서며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시 소폭 반등했다. 용산구(0.04%↑)와 동작구(0.04%↑)도 최근 하락세(下落勢)를 멈추고 이번 주 0.04% 상승 전환했다. 시장에 쌓인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되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다시 높이면서 상승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서울 강남권은 다주택자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나 다른 지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 │ 탈동조화) 현상’이 뚜렷했다. 강남 이외 지역에서는 실수요자 거래가 늘어나며 매매가가 강세를 보였다. 강남권 집값 조정이 서울 전체로 확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 반등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최근 봉착한 전세 시장의 불안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동향을 보면, 전반적으로 전세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가운데, 교통 접근성이 우수하고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체결되는 등 서울 전체가 상승 기조로 서울 전셋값은 직전 주 0.15% 오른 데 이어 이번 주에도 0.15% 오르며 높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성북구(0.28%↑)는 길음·석관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도봉구(0.28%↑)는 창·방학동 대단지 위주로, 송파구(0.26%↑)는 신천·잠실동 대단지 위주로, 노원구(0.24%↑)는 월계·상계동 역세권 위주로, 마포구(0.24%↑)는 공덕·아현동 위주로, 강북구(0.23%↑)는 미아·수유동 위주로, 구로구(0.23%↑)는 구로·신도림동 역세권 위주로 각각 상승했다.

서울 외곽 아파트값과 전셋값의 동시 상승은 악순환의 성격이 매우 짙어 보인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주택 서민들이 전·월세를 구하기가 힘들어지다 보니 중·저가 아파트로 몰리고, 서울 외곽의 가격은 뛴다. 전·월세 불안은 2년 실거주를 의무화한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당시부터 예견됐다. 이어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에 매물은 늘어났지만, 다주택자들이 임대 물건을 매매로 돌리면서 임대시장은 외려 더 냉골로 얼어붙었다. 서울 아파트·오피스텔 전세 매물은 연초 2만 3,060건에서 지난 3월 26일 1만 6,826건으로 6,234건(27.1%)이나 급감했다. 전세에 이어 월세 물건도 비슷한 비율로 줄어들고 있다. 그 바람에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달 151만 원으로 1년 전 135만 원 대비 16만 원(11.9%)이나 급등한 상태다. 이런 부동산시장의 흐름은 수요 억제만으로는 집값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일깨우고도 남는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 매물이 8만 건을 돌파하며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데 반해, 전세 매물은 반대로 빠르게 말라가고 있다. 강북구와 중랑구·금천구 등은 전세 매물이 70건도 채 되지 않으면서 ‘전세 절벽’이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는 예정대로 오는 5월 9일부터 종료된다. 종료일 이후 주택을 매매하는 경우 양도차익에 최대 75%까지 세율이 부과된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세법 시행령」 개정안 내용도 일부 수정됐다. 재정경제부는 2월 24일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25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 7,000여 건으로 1년 전보다 1만 건 이상 줄었다. 전세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연초 2만 3,060건과 비교해도 26.3% 감소해 사실상 매일 최저치를 경신 중이다. 특히 비교적 저렴한 전·월세 매물을 구할 수 있었던 강북·중랑·노원·금천·구로 등 서울 외곽의 전세 매물은 올해 초 대비 55~68%씩 줄어드는 등 반 토막이 났다. 반면 같은 기간 매매 물건은 5만 7,001건에서 7만 9,553건으로 39.5%가 늘었는데 집주인들이 집을 팔수록 전세는 줄어드는 반비례 구조가 더욱 선명해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양도세를 회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의 매도세가 강남3구 대비 서울 외곽에서 더욱 거세게 불고 있는 것과 고금리·공사비 급증의 여파로 서울 외곽의 신규 공급이 크게 부족한 현상이 서로 결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전세 물량이 급감하는 배경은 그야말로 복합적이다. 우선 ‘월세 전환 트렌드’를 들 수 있다. 특히 전세 사기 여파로 세입자들은 높은 보증금을 맡기기가 부담스러워졌다. 집주인들 입장에서도 고금리 환경과 주식 투자 열풍 속에서 전세의 매력을 잃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6·27 대책으로 다주택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 데다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갭(Gap │ 전세를 낀 주택 구입)투자’가 사실상 원천 차단되자 전세 매물은 줄고 월세만 늘어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가속화됐다. 특히 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가 사실상 막히며 굳이 전세를 줄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실제 서울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비율은 가파르게 늘고 있는데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에 계약된 서울 전월세 8만 1,002건 중 월세가 5만 8,224건을 차지해 71.9%를 기록했다. 월세 비중이 7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동산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대책은 하루아침에 나오기가 매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주택자 대출 규제와 보유세 등 세제 변화가 시장 변수로 떠오르고 있지만 ‘공급 절벽’이라는 근본적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가격 안정을 기대한다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자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것만으로는 지금의 전세난을 해결할 수 없음을 각별 유념해야 한다. 정부는 집값 안정 못지않게 서민의 ‘주거 사다리(housing ladder)’인 전·월세 시장 안정에 적극 나서야만 한다. 무엇보다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이 꾸준히 이뤄져야만 한다. 특정 지역 가격을 누르기만 하는 규제 중심 정책은 또 다른 지역의 집값 상승과 전세난이라는 역설적 결과를 초래한다. 정부는 서울 주택 공급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만 한다. 서민층을 위한 임대주택 확대도 절실히 필요하다. 시장에 지속적인 공급 시그널을 보내는 것만이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는 첩경(捷徑)이자 지름길이다. 매매와 임대차 시장 모두를 안정시킬 정교한 정책조합이 필요한 건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규제 완화를 통한 재건축·재개발에 속도를 내고 양질의 주택 공급을 서둘러 실행으로 옮기는 것만이 해결책이자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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